한때 TV 속에서만 볼 수 있던 여배우들이, 이제는 너도나도 유튜브에 등장하고 있다.
냉장고 속 반찬, 아침 루틴, 집 꾸미기, 친구와의 수다까지.
그들의 사적인 일상이 카메라에 담겨, 우리는 “힐링”이라는 말로 그 장면들을 소비한다.
그런데 이 유튜브 열풍, 정말 힐링이 맞을까?
그 이면엔 우리가 타인의 삶을 구경하고 싶어 하는 욕망, 그리고 연예인이 사생활까지 내놓아야
살아남는 콘텐츠 시장의 구조가 있다.
이제 연예인은 이미지로만 먹고살 수 없다.
드라마나 광고만으론 생존이 어렵고, 직접 소통하고 브랜딩하는 ‘1인 미디어’로의 전환은 거의 필수가 되었다.
여배우 유튜브 채널은 이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표적으로 고현정, 김남주, 선우용녀 등의 채널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그들의 리얼한 집, 식사, 일상 루틴은 팬들에게 친근함을 주며 “힐링 콘텐츠”로 포장된다.
‘선망’과 ‘관음’ 사이의 욕망
사람들이 여배우 유튜브를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그녀들은 단지 예쁜 외모를 가진 유명인이 아니다.
“성공한 여성”이라는 이미지, 그리고 “평범하지 않은 삶”에 대한 호기심이 결합돼 있다.
이건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관음증이다.
우리는 그들이 어떤 브랜드의 가방을 들고, 무얼 먹고, 어디를 여행하는지를 통해
‘성공한 삶’의 청사진을 훔쳐보려 한다.
하지만 이 소비는 일방적이다.
연예인은 사생활을 “기획된 진심”으로 꾸며야 하고,
팬은 그것을 “리얼한 다큐”처럼 받아들인다.
카메라 앞에서는 ‘쌩얼’이어야 하지만 그 쌩얼조차 연출된 것이다.
연예인에게 유튜브는 진심이 담긴 소통창구가 아니라, 경제적 목적에 의해 행해지는 또 다른 무대이다.
우리는 “힐링”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비교하고 열등감을 느끼는 구조 안에 빠져 있다.
그녀들이 먹는 음식, 사는 집, 입는 옷은 곧 나의 현실을 다시 자극하는 기준이 된다.
여배우의 일상이 콘텐츠인가 정말 힐링인가?
그녀들의 유튜브는 대중에게 선망을 심어주고, 대리만족을 안겨준다.
그러나 그 영상들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는 더 많이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막상 알고 나면 피로하고, 결국엔 자신의 삶과 비교하게 된다.
그 결과, 누군가는 몇백만 원짜리 시술을 따라 하고,
명품을 할부로 사들이며 ‘비싼 나에게 주는 보상’이라는 이름 아래 과소비에 빠진다.
그러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이들은 점점 자신의 현실을 비관하게 된다.
그녀들의 영상을 보며 목표를 다잡고, 잠시나마 힐링을 얻는 것도 분명 의미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진짜 삶’인지 ‘연출된 이미지’인지 구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포장된 것인지 구분하는 눈이 우리에게는 절실하다.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의도된 이미지와 소비되는 판타지 너머의 현실을 마주하려는 태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그 분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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